평범한 일상일 수도 있고 특별한 날일 수도 있는 오늘, 10년 전 오늘엔 어떤 일이 있었을까? 10년 전 화제를 통해 그날을 떠올리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10년 전 오늘 2011년 1월 17일에는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하고 벌거벗은 사진을 찍은 한 기획사 대표가 체포됐습니다.
소규모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던 이모 씨는 기획사 대표 직함으로 연예인 지망생을 모집했지만 이 씨는 지원자들에게 연기나 노래는 가르치지 않고 스폰서를 소개하겠다며 술자리에 데려갔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당시 재판이 진행 중인 사람까지 포함해 최소 6명의 피해자를 같은 방법으로 성폭행하고 벌거벗은 사진을 찍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같은 장소에서 자고 있던 사진을 찍은 것은 사실이지만 당사자의 동의를 받고 한 일이기 때문에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연예인 지망생 A 양(18)은 2018년 10월경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접근한 연예기획사 대표에게 욕을 먹었다.
「오디션을 보러 오너라」라고 말해 사무실에서 대표자는 「가슴을 만지는 것은 손녀와 같은 일이니까, 몇살때부터 강간당하는 거야」라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
법원은 이 대표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A 씨가 입은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상대방이 ‘이 일로 인지도를 높이고 싶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등 참아야 할 힘든 일이 너무 많았다”며 “아직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알려지면 오디션 등에서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법률자문 매년 늘어 …
연예인 지망생들의 꿈을 담보로 한 관련 범죄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신고도 관련 제도도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법률상담 등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마련돼 있지만 홍보 부족과 비밀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도움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한국콘텐츠진흥원 대중문화예술지원센터에서 제출받은 최근 3년간 법률자문 내역에 따르면 2017년 85건에서 2018년 112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9월 기준 121건에 이르렀다.
주로 계약과 관련한 상담이 많았지만 기획사 임원이나 소속 직원의 성범죄 경력 여부 등 범죄 관련 자문도 있었다.
그동안 꾸준한 문제 제기로 법원에서도 관련 범죄를 엄벌하고 있다.
A 씨의 사례뿐 아니라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시켜 준다고 속여 연예인 지망생을 꾀어낸 뒤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연예기획사 대표도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5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현실에선 신고조차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련 제도도 유명무실해졌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10년간 연기자로 활동한 김모 씨(28)는 성접대 등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경우 아무리 표준계약서가 있다 해도 갑을 관계에서 신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따로 없다며 오디션 기회조차도 회사에서 보기 때문에 회사와 친하게 지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A 씨도 꿈에 해가 될까 봐 연예인을 계속하고 싶은데 소문이 날까 봐 처음 신고했을 때도 고민했다고 말했다.
■신고마저 “알려지는 게 무서워”
한국콘텐츠진흥원에는 공정공생센터 대중문화예술지원센터 등의 상담을 받는 시스템이 있지만 자문 정도에 그치고 홍보도 미흡한 실정이다.
한국여성민우회도 지난 10년간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를 운영했지만 상담 자체가 적었다고 한다.
미디어운동본부 이윤서 활동가는 “무료 법률 구조 등을 운영했지만 실제 상담 오는 건수 자체가 많지 않았다”며 “연예계 활동을 포기하지 않으면 (문제 제기를) 않는 게 낫다는 얘기가 많으며, 특히 이 업계가 다른 지역보다 피해를 숨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성폭력 범죄에 대한 인식 자체의 변화와 표준계약서 개선 등 실질적인 변화가 함께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운동가는 계약 자체로 약자에게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관련 범죄를 고발해 사회적으로 엄벌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수상한 계약과 회사 등을 분별해 주의하는 개인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